<로컬창업의 시대. 로컬창업으로 그리는 나의 세상>
로컬창업.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키워드다. 하지만 정작 그 의미를 물어보면 정확한 뜻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선뜻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에서 로컬창업은 아직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용어이기 때문이다. 즉, 현상이 막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것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만큼 강력한 시대적 요구를 담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다양한 관점에서 로컬창업을 바라보며 각자의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대학교는 오랜 기간 창업에 강점을 지닌 대학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을 통해 그간 깊이 다루지 않았던 로컬창업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로컬창업이라고 하면 작은 규모, 지역 특산물 활용, 지역 발전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모두 맞는 말이다. 우리 지역의 장소적 가치를 담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모두 로컬창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지역의 자원, 발전, 연계, 그리고 사업화와 관련된 연구개발(R&D)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연구개발이라 하면 기술개발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법적인 체계도 기술개발을 전제로 연구개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데 로컬창업 역시 기술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 그 모습은 다르지만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비즈니스 모델 도출까지 상당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연구개발이 아닌 다른 용어로 지칭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를 ‘소프트 연구개발(SOFT R&D)’라고 부른다. 기술적 배경의 연구개발과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본질은 동일하지만, 기존 인식의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렇게 설명하다 보니 로컬창업이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창업 형태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컬창업은 우리 주변 곳곳에 존재한다. 지역의 유명한 맛집, 특산품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 관광 기획 기업 등이 모두 로컬창업의 모습이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전주의 로컬창업 기업인 ‘로컬웍스’는 워커비 브랜드를 통해 지역성 기반의 차별화된 벌꿀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리산의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양봉 기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양봉농가 꿀의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고자 창업한 이 기업은 경남 산청 지리산 일대 꿀에 천연 재료를 블렌딩하여 기존과 다른 다양한 맛의 제품을 선보인다. 사용성 개선과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공략하며 현재 전주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창업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다른 전주의 로컬창업 기업인 ‘프롬히어’는 무형유산 브랜딩 에이전시로, 무형유산의 가치와 가능성을 지속하고자 전문 무형유산 큐레이터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우리나라 고유 정신을 지닌 장인과 공예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작품을 일상에 연결하여 지역과 전통을 담은 스토리로 브랜드 가치를 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다른 지역의 로컬창업 기업의 예로는 제주의 카카오패밀리를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카카오와 견과류 전문 그로서리 숍인 ‘코코하’를 운영하고 있다. 최상급 카카오와 로스팅한 고품질 견과류로 넛버터, 카라멜, 생초콜릿 등을 제공하며, 세화리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로컬창업 기업들과 연대하여 '세화리 세계일주' 같은 지역 관광 상품도 운영한다. 이 외에도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로컬창업을 통해 만들어지고 성장하고, 각자의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로컬창업이 무엇인지 느낌이 오는가?
살펴본 몇 가지 사례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이들 기업의 핵심적인 공통점을 찾아보자. 아마 누구나 동일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을 하였고, 창업이라는 수단은 선택하였다는 점이다.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기업을 창업하는 선택을 한 이유는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기업 활동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이익은 다시 지역 문제 해결에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로컬창업이 현재 지역 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전주대학교는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각자의 전공을 바탕으로 로컬창업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컬창업 융합전공’과 ‘로컬창업컨설팅 마이크로전공’을 신설하여 학생들이 로컬창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다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부족한 부분은 로컬벤처학부의 관련 전공과목을 개방하여 우리 대학 학생들이 필요한 전문 역량을 선택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전공을 활용한 로컬창업 실무 역량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로컬창업의 흐름에 맞추어 기초에서 매우 전문적인 범위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로컬창업 캠프’와 ‘로컬 아이템 아이디어 옥션’ 등을 통해 로컬아이디어 발굴 능력을 확보하고, ‘로컬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실제 로컬창업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로컬창업 동아리는 전주시 웨딩거리와 둥근숲 조합건물, 그리고 남부시장 모이장에 거점공간을 두고 각자 아이템 특성에 맞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좋은 아이디어는 차고처럼 아늑하고 교류가 있는 공간에서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동아리 활동은 로컬창업 분야의 최고 경험을 보유한 엑셀러레이팅 기업인 크립톤에서 지역의 여러 로컬창업자들과 연계하여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다양한 로컬창업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서울 성수동과 제주도로 로컬창업 탐방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연말에는 각자 개발한 로컬창업 아이템으로 웨딩거리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성과를 확인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중 눈에 띄는 동아리 팀은 실제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 체계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 대학에서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학교가 책임지고 역량 있는 로컬창업자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백미현(로컬벤처학부 2학년)
“로컬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지역 자원의 숨은 가치를 새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기획을 실제 콘텐츠 제작으로 연결하면서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현재는 ‘백토리’ 프로젝트로 전주를 배경으로 한 만화와 굿즈, 관광상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지역 청년 창작자들과 협력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박경훈(로컬벤처학부 1학년)
“동아리에서 선배들과 함께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지점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형문화재 장인과 협업한 로컬 스트릿 브랜드 ‘온새’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활동이 전주의 전통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 생태계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준민(패션산업학과 4학년)
“패션 전공에서 배운 이론을 동아리 활동과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로컬창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복을 편집하다’라는 브랜드로 전주의 전통을 현대적 워크웨어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팝업스토어와 로컬 협업을 통해 한복이 일상 속에서 살아 있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각자의 전공 분야를 공부하면서 어떤 꿈을 품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중에서도 창업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그려보고자 하는 학생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학교와 함께 그 고민을 풀어나갔으면 한다. 이제 시작하는 로컬창업에 대한 노력들이 머지않아 결실을 맺어, 우리 전주대학교가 전북 지역에서 로컬창업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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